한번도 자취생활을 꿈꿔본적은 없었다.
내가 나고 자란 하남을 너무 사랑하기도 했고 ^^;;;
자취생활까지 하면서
버티기엔 늘봄생활은 너무도 터프하기에;;;
안 그래도 무더운 여름날
버스가 막혀 2시간 반만에 도착한 늘봄!
스트레스 게이지가 머리끝까지 도달한 시점에
새로 함께 일하게 된 정길이가
여성임대아파트라는 곳에 서류를 넣는다는 말을 들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나도 넣을래!!! 라고 말했지만
부모님이 말릴 줄 알았다
커헉...
하지만 여자들만 사는 안전한 곳이라는 말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저렴한 비용의 혜택 때문이었을까?
"니 맘대로 해라!!" 라는 부모님의 대답은 의외였다
윤샘은 "정말 나와살거야? 쉬운일 아닌데..."
훈샘은 "너 그럼 이제 성남 시민이 되는거야?"
아...이말이 젤로 걸렸지만
어쨌든 저질렀고,
운이 좋은건지 어쩐건지 서류가 통과되었다
일단 저지르긴 했는데
모두 갖춰서 살기엔 내가 너무 대책없이 저지른 독립에의 길이었다
입주도 코앞이고 여유는 없고
하지만 궁즉통!!
마침 내 생일은 8월, 입주일도 8월
일단은 MY SECOND LIFE란 이름의 살림 살이 리스트를 만들었다
네이트온으로 친구들에게 엑셀 파일을 전송했다
친절하게 (?) 제품명과 가격대 이미지까지 첨부해서 ㅎㅎㅎ;;;
먼저 싼거 찜하는 자가 이득이다 ㅎ
이렇게 장만된 나의 SECOND LIFE 살림살이는 이렇다
살림 살이를 배치하면 방이 너무 좁아질 것 같아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작은 아동 가구를 선택했다
조그만 티코에게 어울리기도 할 거라고 나름 위로하며 ㅋ
의자 책상을 놓을까 말까 고민하다
화장대겸 작업 공간으로 좌식아동 책상을 골랐다
36,900원 되시겠다.
요건 정미가 선물로 찜 !!
택배로 배송되었다
그런데 복병이 ...
내가 직접 조립해야 했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무거워서
한손으로 무게를 지탱하고
한손으로 무거운 전동드릴을 돌리는 것이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저 녀석은 조립할만 했는데
행거는 혼자 하기 좀 버거웠다
그러나 내가 조립했다는 뿌듯함 ^^
무방벌레 의자는
토끼로 할까? 유아용인데 내 엉덩이에 맞을까?
하는 수 많은 고민 끝에
몇날 몇일을 후기를 보고 또 보고 골랐다
토끼도 참 땡겼지만 연분홍색은 때가 많이 탈 거라는 마지막 결론!
9,900원 되시겠다
요 녀석은 혜연이가 찜
룸메이트도 글쿠 정길이도 글쿠
벽면 하나를 다 차지하는 커다란 행거를 구입하는 것이 대세인것 같았다.
하지만 뭐 하남집이 먼 곳도 아니고
봄여름가을겨울 옷을 다 가져다 놓으면
작은 방이 꽉 찰것 같아
꼭 필요한 옷만 일주일에 한번 집에 갈때마다 가져오고
가져다 두기로 했다
그래서 고른 좌식책상과 비슷하게 맞춘
이동식 행거
47,900원 되시겠다
정미와 윤주언니가 선물해주었다
이렇게 한 5개월 이상 내 방은 저런 모습이었다
남들은 이사올때 이삿짐차도 오고
티비며, 세탁기, 장롱 등이 줄줄이 들어온다는데
나는 이사오는 날 아빠차에
바닥에 깔고 잘 요가매트 하나 베개 대신 쓸 쿠션 하나
옷짐 하나, 프린터기 하나, 그리고 안경보관함을 달랑 들고 왔다
나중에 룸메이트가 정말 신기했다고 하더라 ^^;;
그 밖에 사업이 번창하여 돈잘버는 재석옵이 냉장고를 사라며
돈을 보내왔으나
자취생활 선배인 한살 많은 룸메는
자취생활엔 생각보다 돈이 많인 든다며
본인의 냉장고와 세탁기를 같이 쓰자고 했다
룸메는 그 돈으로 침대를 사라고 했지만
난 방이 좁은게 정말 싫다
침대없이 잠 자는게 처음엔 힘들긴 했지만
좁은 방을 여유있게 쓰려면
침대는 접어야 했다
룸메에게 없는 살림 살이를 살펴보고
최신식 한경희 스팀다리미를 장만했다
이건 정말 나를 오날날 성남으로 오게 만든
김모고문님에게 받고 싶었으나
"시집가는 것도 아닌데 ....!@@#$%&&&" 하시며
결국...받아내지 못했다
(암암...스팀 다리미 정도로는 안되지;;;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시집갈때 두고 보겠다!!!)
요를 사기 전까지는 자고 일어나면
얼굴에 요가매트 자국이 남았다
그럴때마다 침대를 살까 말까 고민이 되었으나
얼마 지나니 곧 적응이 되었다 ㅎㅎㅎ
이 밖에도 생필품회사에서 근무하는
성권오빠의 샴푸, 세제, 섬유유연제 샘플 한박스 씩은
울룸메를 화알짝 웃게 만드는
정말 자취생에게 필요한 선물이었다
지금보니 저때보단 살림이 꽤 많이 늘었다
하지만 저때가 제일 좋았던 것 같다
다시 살림살이 다이어트를 해야겠다
혹자는 아기방이냐며 놀리기도 하지만
작은 나의 방을 널찍이 쓸 수 있게 해주고
나름 제기능을 하는 고마운 녀석들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살림살이에 보탬을 준 친구들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한다 ^^

